- 신규 수주 200억달러 쓸어담으며 백로그 사상 최대…반년 만에 9% 증가
- Sentinel·F-35·미사일방어 수요 확대…연간 매출·EPS 전망도 동반 상향
☻ 편집자 메모
이번 실적에서 봐야 할 것은 매출의 크기보다 ‘곳간에 무엇이 들어왔는가’다. 이번 분기에 얼마나 팔고 벌었는지도 중요하지만, 수년 뒤까지 이어질 사업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기업의 성장 방향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노스럽그러먼의 2분기 실적도 그렇다. 센티넬과 F-35, 미사일방어체계, 기밀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신규 수주는 미국이 앞으로 어디에 국방예산을 투입하려 하는지를 보여준다. 지금의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의 국방력 현대화가 노스럽그러먼의 미래 매출로 쌓이고 있는 셈이다.

노스럽그러먼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 공시와 실적자료를 통해 2026년 2분기 매출이 108억7600만달러(약 16조103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5% 증가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10억9400만달러(약 1조6197억원)로 7% 감소했고 희석주당순이익(EPS)은 7.68달러로 6% 줄었다. 다만 지난해 2분기에는 훈련서비스 사업 매각에 따른 1억5000만달러의 이익 효과가 포함돼 있었다. 이번 실적자료에서 더 눈에 띄는 숫자는 손익계산서 밖에 있다.
◇ 3개월간 200억달러 수주…‘곳간’ 1047억달러
노스럽그러먼의 2분기 신규 수주액(Net Awards·넷 어워즈)은 200억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출의 약 1.8배다.
대규모 신규 계약이 더해지면서 6월 말 전체 백로그(계약은 확보했지만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수주잔고)는 1046억92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956억8100만달러와 비교하면 반년 만에 9% 늘었다.
전체 백로그 가운데 예산이 이미 승인·배정된 펀디드 백로그(Funded Backlog)는 459억4500만달러, 향후 예산 배정 등이 필요한 언펀디드 백로그(Unfunded Backlog)는 587억4700만달러였다.
회사는 아직 행사되지 않은 계약 옵션이나 실제 발주가 이뤄지지 않은 IDIQ(Indefinite Delivery, Indefinite Quantity·무기한 납품·수량) 계약은 백로그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 센티넬 76억달러…미국 국방 프로젝트가 채웠다
1047억달러의 수주잔고를 채운 것은 미국의 주요 국방 프로젝트다. 2분기 신규 수주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센티넬(Sentinel) 프로그램의 76억달러였다. 센티넬은 미국이 기존 미니트맨Ⅲ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하는 차세대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업이다.
항공우주·우주 부문의 기밀 프로그램에서도 43억달러를 확보했다. F-35 관련 수주는 10억달러, 활공단계요격체계(Glide Phase Interceptor·글라이드 페이즈 인터셉터)는 8억달러, 다목적 전자주사배열(MESA·메사)은 7억달러였다.
특히 디펜스 시스템즈(Defense Systems)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277억9600만달러에서 346억7800만달러로 25% 증가했다. 특정 무기 하나가 아니라 핵전력 현대화와 전투기, 미사일방어, 우주·기밀 프로그램이 동시에 미래 일감을 쌓아 올린 것이다.
◇ B-21이 끌고 미션시스템이 수익성 받쳤다
현재 매출에서는 항공우주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에어로노틱스 시스템즈(Aeronautics Systems)의 2분기 매출은 35억1900만달러로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B-21과 기밀 프로그램의 물량 증가가 성장을 이끌었고 E-130J 타카모(TACAMO), B-2, F-35, E-2 등의 물량 확대도 힘을 보탰다.
미션 시스템즈(Mission Systems) 매출은 32억5000만달러로 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5억100만달러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도 14.0%에서 15.4%로 상승했다.
반면 디펜스 시스템즈와 스페이스 시스템즈(Space Systems)는 비용 부담을 겪었다. 디펜스 시스템즈 영업이익은 AARGM-ER 생산과 SiAW 개발 관련 비용 증가 등으로 38% 감소했고, 스페이스 시스템즈 영업이익도 GEM 63XL 프로그램의 예상 비용 증가 등으로 16% 줄었다.
전 사업부의 매출은 성장했지만 프로그램별 수익성에서는 온도차가 나타난 셈이다.
◇ 현금흐름 좋아지자 연간 전망도 높였다
순이익 감소와 달리 현금흐름은 개선됐다. 2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2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47% 증가했고, 조정 잉여현금흐름(Adjusted Free Cash Flow·어드저스티드 프리 캐시 플로)은 9억7800만달러로 54% 늘었다.
회사는 순현금 세금 납부액 감소 등을 영업현금흐름 개선 배경으로 설명했다.
연간 전망도 높였다. 2026년 매출 가이던스는 기존 435억~440억달러에서 437억5000만~442억5000만달러로 상향했다. 연간 MTM 조정 EPS 전망 역시 27.40~27.90달러에서 28.60~29.10달러로 높였다.
사업부별로는 에어로노틱스 시스템즈의 연간 매출 전망을 약 140억달러로 높였고, 미션 시스템즈의 영업이익률 전망도 약 15%로 상향했다. 회사는 강한 글로벌 수요와 포트폴리오 전반의 사업 모멘텀을 배경으로 제시했다.
◇ 방산기업 실적은 ‘미래 매출’을 봐야 한다
노스럽그러먼의 2분기 손익만 보면 방향은 엇갈린다. 매출은 늘었지만 순이익과 EPS는 감소했고 일부 사업에서는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압박도 나타났다.
그러나 한 분기에 200억달러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면서 앞으로 매출로 전환해야 할 일감은 1047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센티넬과 F-35, 미사일방어, 기밀 프로그램 등 미국의 장기 국방사업이 그 중심에 있다.
물론 수주잔고가 그대로 매출과 이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형 방산사업은 사업 진행 과정에서 원가 상승과 일정 지연 등으로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회사가 사상 최대 수주잔고를 확보한 가운데 연간 매출과 EPS 전망까지 동시에 높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노스럽그러먼의 2분기 실적에서 가장 큰 숫자는 이번 분기에 벌어들인 109억달러보다 앞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며 매출로 바꿔야 할 1047억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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