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해부] 오클로는 왜 적자에도 30억달러를 쌓았나…‘SMR 작은 원전’ 승부수

작성자

카테고리:

,
  • 상용 원전 없는 SMR 개발사…현금·시장성 채무증권 30억달러 확보
  • 메타 1.2GW·스위치 12GW 등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 공략…2028년 첫 Aurora 목표

☺ 편집자 메모

오클로(Oklo)를 단순한 원전 개발회사로 보면 사업의 그림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 회사가 겨냥하는 시장은 기존 대형 원전 시장만이 아니다. AI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기를 어디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것인가’가 새로운 문제가 됐고, 오클로는 소형모듈원전(SMR)을 직접 개발해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에 전력을 공급하려 한다.

아직 상용 원전을 가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실적은 적자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오클로는 30억달러가 넘는 현금·시장성 채무증권을 확보했고, 메타와 1.2GW 규모 전력 캠퍼스 개발을 추진하는 등 대형 고객과의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오클로를 봐야 하는 이유는 지금 얼마를 벌고 있느냐보다 AI 시대의 전력 수요를 SMR 사업으로 어떻게 연결하고, 이를 실제 발전소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있다.

이노믹스DB

오클로는 첨단 핵분열 발전소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핵심 제품은 ‘Aurora(오로라)’로, 금속연료를 사용하는 고속로 기술을 기반으로 15~75MWe 규모의 발전소를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아직 상용 발전소를 운영하지 않아 매출이 매우 적은 개발 단계에 있다. 대신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원자로 개발과 인허가, 연료 확보, 고객 프로젝트 등에 투입하고 있다.

① 오클로가 만드는 건 ‘작은 원전’…SMR로 전력 수요처 공략

기존 원전은 대규모 발전소를 건설해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오클로가 개발하는 Aurora는 이와 다른 접근을 취한다. 회사는 15~75MWe 규모의 상대적으로 작은 발전소를 개발해 필요한 곳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오클로는 발전소를 직접 건설·소유·운영하면서 전력을 판매하는 ‘build, own and operate’ 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발전소 설계 자체를 판매하는 전통적인 원전 사업과 달리, 실제 생산한 전력을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모델에서 중요한 고객이 데이터센터다.

AI 데이터센터처럼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필요로 하는 시설이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처와 발전원을 직접 연결하는 SMR의 활용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② 첫 번째 큰 시장은 AI 데이터센터

오클로의 사업 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데이터센터다.

회사는 이미 에퀴닉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프로메테우스 하이퍼스케일 등과 전력 구매를 위한 비구속적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2024년에는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스위치(Switch)와 최대 12GW 규모의 마스터 전력공급계약도 체결했다.

메타와의 협력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오클로는 올해 1월 메타와 선급금 계약을 체결하고 오하이오주 파이크카운티에 1.2GW 규모 전력 캠퍼스를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메타의 선급금은 오클로의 발전소 배치를 앞당기고 핵연료를 확보하는 데 활용된다.

즉 오클로에게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잠재 고객이 아니다. SMR을 실제 상업용 발전소로 전환할 수 있는 핵심 수요처다.

③ 문제는 원자로만이 아니다…‘연료’가 관건

차세대 원전 사업에서 기술만큼 중요한 것이 연료다.

오클로는 차세대 원전에 필요한 HALEU(고순도 저농축우라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연료 공급망을 한 곳에 의존하지 않기 위해 HALEU뿐 아니라 재활용 핵연료와 플루토늄 등 다양한 연료원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센트러스 에너지와 최대 5기의 Aurora 발전소에 필요한 HALEU를 공급받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공급은 2029년부터 시작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 최종 공급계약이 체결된 단계는 아니다.

연료 확보가 실제 원전 건설 속도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오클로에게는 원자로 기술 개발과 함께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④ 2028년 첫 원전…그 전까지는 ‘적자’가 정상

오클로의 현재 실적이 부진한 것은 사업 단계와 연결돼 있다.

아직 상용 발전소가 가동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전력 판매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연구개발과 인허가, 프로젝트 개발에는 계속 비용이 들어간다.

오클로는 2026년 상반기 8160만달러의 순손실과 1억2417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에서 사용한 현금은 6546만달러였다.

그럼에도 6월 말 기준 현금·현금성자산과 시장성 채무증권은 30억628만9000달러에 달한다. 회사는 이 자금으로 발전소 건설과 연료·방사성동위원소 사업, 운영 및 성장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첫 Aurora 발전소를 2028년 배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따라서 지금 오클로에서 중요한 것은 분기 매출보다 상용화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과 실제 프로젝트 진척도다.

⑤ AI를 원전 개발에도 쓴다

오클로는 원전 자체뿐 아니라 AI 기술을 원전 개발 과정에도 활용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엔비디아와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와 함께 AI 기반 모델링, 시뮬레이션, 디지털 트윈, 소재과학, 핵연료 검증 등을 추진하는 협력을 발표했다.

AI를 단순히 원전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고객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원자로 설계와 연료 개발을 가속하는 기술로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오클로는 또 INL과 AI 플랫폼을 자사 다중물리 설계·분석 시스템에 결합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⑥ 오클로의 승부처는 ‘적자 탈출’보다 ‘상용화’

오클로를 평가하는 기준은 일반적인 전력회사와 다르다.

현재 얼마나 많은 전력을 판매하는지보다 Aurora가 실제 발전소로 완성될 수 있는지, 확보한 고객들이 실제 PPA로 전환되는지, HALEU 등 핵연료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특히 메타의 1.2GW 프로젝트와 스위치의 12GW 계약은 오클로가 노리는 시장의 규모를 보여준다. 다만 일부 고객 계약은 아직 구속력 있는 최종 PPA가 아닌 만큼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지는 별도로 지켜봐야 한다.

오클로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분명하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 SMR 수요 증가 → Aurora 배치 → 장기 전력 판매.

30억달러가 넘는 현금·시장성 채무증권은 이 그림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시간과 자금을 벌어주는 역할을 한다. 결국 오클로의 기업가치는 지금의 적자보다 2028년 첫 Aurora가 실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