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미래에셋 장기 CP 1조2600억원 전량 인수
- 스페이스X 배정 무산·블룸버그 공방에도 흔들리지 않은 조달력
- “글로벌 IPO는 놓쳤지만 시장 신뢰는 잃지 않았다”
스페이스X 공모주 ‘0주 배정’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미래에셋증권이 이번에는 1조2600억원 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존재감을 다시 드러냈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말 1조2600억원 규모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발행 물량 전량은 SK하이닉스가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여러 면에서 이례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장기 CP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조 단위 장기 CP 발행 자체도 자본시장에서는 흔치 않은 구조다. 특히 단기 신용등급을 활용해 장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시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스페이스X IPO 공동인수단으로 참여했지만 국내 투자자 배정 물량을 단 한 주도 확보하지 못하며 시장의 비판을 받았다. 이후 블룸버그가 주문 누락 가능성을 제기하자 미래에셋증권은 “주문은 정상 제출됐고 공식 확인까지 받았다”며 정면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스페이스X 논란과 별개로 시장의 평가는 달랐다.
반도체 호황으로 막대한 현금을 쌓아둔 SK하이닉스가 미래에셋증권 장기 CP 1조2600억원 전량 인수를 결정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의 조달력과 신용도는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만기 구조와 규모를 고려하면 SK하이닉스 같은 투자자가 아니었다면 성사되기 어려운 거래”라며 “스페이스X 사태와 미래에셋증권의 시장 신뢰도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미래에셋증권은 당초 검토했던 최대 4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 계획도 연기했다.
글로벌 IPO 시장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국내 자본시장에서의 조달 경쟁력만큼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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