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CAI 매출 59% 급증·파운드리 적자 34% 축소…15년 만에 가장 빠른 매출 성장
- 미 정부 에스크로 주식 평가손실 125억달러 반영…투자 확대에 FCF 마이너스 84억달러
☻ 편집자 메모
인텔의 2026년 2분기 숫자는 표면만 보면 서로 충돌한다. 매출은 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데이터센터·AI 사업은 59% 성장했고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파운드리의 손실도 줄었다.
그런데 최종 손익계산서에는 110억달러가 넘는 순손실이 찍혔다. 이유는 본업보다 영업외손익에 있다. 미국 정부와의 계약에 따라 에스크로에 설정된 인텔 주식의 시가평가에서 125억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영업 단계에서 나타난 회복을 가렸다.
따라서 이번 실적에서 봐야 할 것은 ‘110억달러 적자’ 자체보다 인텔의 반도체 사업이 실제로 얼마나 회복되고 있는지다. AI 컴퓨팅 수요가 제품 사업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파운드리 적자는 줄고 있다. 동시에 인텔은 생산능력 확대에 다시 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인텔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 공시와 2026년 2분기 실적자료를 통해 매출 161억28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128억5900만달러보다 25% 증가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실적은 15년여 만에 가장 강한 매출 성장”이라며 AI가 컴퓨팅 수요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GAAP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27.5%에서 40.4%로 12.9%포인트 상승했다. 영업손익도 31억7600만달러 적자에서 17억9600만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24.7%에서 플러스 11.1%로 개선됐다.
① AI가 끌었다…DCAI 매출 59% 급증
사업별로 보면 회복의 중심은 데이터센터와 AI다.
데이터센터·AI(DCAI) 부문의 2분기 매출은 62억6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39억3900만달러보다 59% 증가했다. 클라이언트 컴퓨팅·피지컬 AI(CCPG) 매출도 88억7700만달러로 13% 늘었다.
두 사업을 합친 Intel Products 매출은 151억3900만달러로 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8억1700만달러로 지난해 26억8600만달러보다 약 79% 늘었다.
특히 DCAI 영업이익은 6억3300만달러에서 24억7400만달러로 약 4배가 됐다. 매출 증가뿐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AI·데이터센터가 인텔 제품 사업의 회복을 주도한 셈이다.
인텔은 18A 공정으로 생산한 첫 서버급 제품 ‘Xeon 6+’도 출시했다. AI 추론 시장에서는 Xeon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SambaNova, 폭스콘 등과 랙스케일 AI 인프라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② 파운드리 매출 31%↑…적자는 21억달러로 축소
인텔의 장기 전략에서 더 중요한 숫자는 파운드리다.
Intel Foundry의 2분기 매출은 57억6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44억1700만달러보다 31%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31억6800만달러에서 20억8900만달러로 약 34% 줄었다. 아직 2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지만 매출 증가와 함께 손실 규모가 10억달러 이상 감소했다.
공정 전환도 진행되고 있다. 18A-P는 위험생산(risk production)에 들어갔고, 코드명 ‘Panther Lake’로 불리는 일부 Core Ultra Series 3 제품은 18A와 ASML의 High NA EUV 기술을 이용한 대량생산 단계에 진입했다.
인텔은 여기에 50억유로를 투입해 Xeon 6와 차세대 Xeon 프로세서 생산능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파운드리 사업이 여전히 그룹 이익을 깎고 있지만 차세대 공정과 생산능력 확대에는 투자를 이어가는 구조다.
③ 영업흑자인데 순손실 110억달러…125억달러 평가손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주의해서 봐야 하는 부분은 순손익이다.
인텔의 2분기 GAAP 기준 순손실은 110억3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억1800만달러보다 크게 확대됐다. 희석주당순손실(EPS)도 0.67달러에서 2.16달러로 커졌다.
하지만 본업의 영업손실이 확대된 결과는 아니다. 오히려 영업손익은 17억9600만달러 흑자였다.
차이를 만든 것은 ‘Interest and other, net’ 항목이다. 이 부문에서 125억7600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인텔은 이 가운데 미국 정부와의 계약에 따라 에스크로에 설정된 자사주(Escrowed Shares)의 시가평가 손실 125억2900만달러를 Non-GAAP 조정항목으로 제외했다.
이를 비롯한 일회성·비영업 항목을 조정하면 Non-GAAP 기준 순이익은 21억9700만달러, EPS는 0.42달러다. 지난해 2분기 Non-GAAP 순손실 4억4100만달러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④ 현금 70억달러 벌었지만 FCF는 마이너스 84억달러
영업 회복과 별개로 현금흐름에서는 투자 부담이 나타났다.
인텔의 2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0억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20억5000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설비투자는 26억5200만달러로 지난해 44억9200만달러보다 감소했다.
그럼에도 조정 잉여현금흐름(Adjusted FCF)은 마이너스 84억1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마이너스 10억5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는 파트너 기여금 관련 122억1600만달러의 순유출이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단순히 설비투자 증가로 FCF가 악화됐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인텔은 향후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데이브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와 내년 제품·파운드리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장비와 클린룸, 기판에 대한 투자를 “의미 있게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⑤ 3분기 GAAP 흑자 전망…매출 최대 168억달러
인텔은 3분기에도 현재 매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58억~168억달러다. 중간값은 163억달러로 2분기 161억2800만달러보다 소폭 높다.
GAAP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41.0%로 2분기보다 0.6%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GAAP EPS는 0.31달러, Non-GAAP EPS는 0.38달러를 제시했다.
특히 2분기에는 대규모 영업외 평가손실 때문에 GAAP 순손실이 발생했지만 3분기 가이던스에서는 GAAP 기준으로도 주당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⑥ ‘AI 수요→제품 성장→파운드리 투자’ 선순환 만들까
인텔의 과제는 이제 영업 회복을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Intel Foundry가 여전히 분기 20억달러 수준의 영업손실을 내는 상황에서 인텔은 18A와 차세대 공정, 생산능력에 추가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조정 FCF가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만큼 투자 성과를 입증해야 할 부담도 커졌다.
결국 다음 단계는 AI 수요에서 확보한 제품 사업의 성장과 현금창출력을 파운드리 경쟁력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18A를 기반으로 외부 고객을 얼마나 확보하고 파운드리 적자를 얼마나 빠르게 줄이는지가 인텔의 다음 실적을 가를 핵심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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