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자료 뜯어보기] 디지털리얼티, AI 데이터센터 수요 폭발…백로그 14억달러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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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 29% 증가·갱신 임대료 25%↑…2분기 신규계약 2억800만달러
  • 7월 하이퍼스케일 두 건으로 2억500만달러 추가…연간 FFO 전망 상향

☻ 편집자 메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의 다음 숫자는 반도체 기업의 매출만이 아니다. AI 연산에 필요한 서버가 늘어나면 이를 수용할 데이터센터와 전력, 네트워크 공간도 필요하다. 디지털리얼티의 2분기 실적은 이 수요가 실제 임대계약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분기 말 아직 매출로 잡히지 않은 계약 백로그는 디지털리얼티 지분 기준 14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7월 들어 대형 하이퍼스케일 계약 두 건이 추가됐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데이터센터 사업자에게는 ‘미래 매출’로 쌓이고 있는 셈이다.

이노믹스DB

디지털리얼티는 23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적자료에서 매출 19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9%, 전분기 대비 18% 증가했다. 조정 상각전영업이익(Adjusted EBITDA)은 9억7800만달러로 전년보다 19% 늘었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주당 운영자금(FFO)은 2.73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5달러보다 56% 증가했다. 일회성 항목 등을 제외한 주당 Core FFO는 2.65달러였다.

다만 여기에는 개발 합작법인 관련 1억8800만달러의 ‘promote income’이 포함돼 있다. 이를 제외한 주당 Core FFO는 2.13달러로 전년 동기 1.87달러보다 약 14% 증가했다. 이번 분기의 기초 수익성을 볼 때 2.65달러보다 2.13달러를 함께 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① 계약했지만 아직 매출 아니다…백로그 14억달러 ‘사상 최대’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현재 매출보다 앞으로 매출로 전환될 계약이다.

디지털리얼티의 2분기 말 신규 임대계약 백로그는 연환산 GAAP 기준 전체 지분 100%로 19억달러, 디지털리얼티 지분 기준으로는 14억달러를 기록했다. 회사 기준 사상 최대다.

백로그(backlog)는 계약은 체결했지만 아직 임대가 시작되지 않아 매출에 반영되지 않은 계약을 의미한다. 즉 14억달러는 이미 확보했지만 앞으로 순차적으로 실적에 들어올 연환산 임대료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해 말 디지털리얼티 지분 기준 백로그는 8억1700만달러였고 올해 1분기 말에는 10억달러로 늘었다. 2분기 말에는 다시 14억달러까지 확대됐다. 반년 만에 약 71% 증가한 셈이다.

2분기에 새로 체결한 계약은 디지털리얼티 지분 기준 연환산 임대료 2억800만달러다. 이 가운데 0~1MW(메가와트) 및 상호연결(interconnection) 부문에서 1억800만달러를 확보했다. 이 부문의 분기 계약액이 1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앤디 파워 디지털리얼티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에 대해 강한 고객 수요와 핵심 성장축의 실행력이 반영됐다며 0~1MW 및 상호연결 계약이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어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② 기존 고객도 더 비싸게 계약…갱신 임대료 25%↑

신규 수요만 늘어난 것도 아니다. 기존 데이터센터를 다시 계약하는 고객에게 받는 가격도 크게 올랐다.

디지털리얼티는 2분기 연환산 현금 임대료 2억6200만달러 규모의 갱신계약을 체결했다. 갱신 임대료는 현금 기준으로 기존 계약보다 25.4%, GAAP 기준으로는 32.0%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현금 기준 갱신 임대료 상승률은 7.3%였다. 올해 1분기에도 5.0%에 그쳤다. 2분기 들어 가격 상승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신규 데이터센터 계약이 미래 매출의 ‘양’을 보여준다면 갱신 임대료는 기존 자산에서 얼마나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분기에는 계약 규모 확대와 기존 자산의 임대료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

디지털리얼티 역시 연간 현금 기준 갱신 임대료 상승률 전망을 기존 6.5~8.5%에서 9~11%로 높였다.

③ 7월에 또 터졌다…하이퍼스케일 두 건 2억500만달러

분기 마감 이후에도 대형 계약이 이어졌다.

디지털리얼티는 7월 하이퍼스케일 임대계약 두 건을 추가로 체결했다. 전체 지분 기준 연환산 GAAP 임대료는 4억1000만달러, 디지털리얼티 지분 기준으로는 2억500만달러다.

2분기 전체 신규계약 2억800만달러와 거의 맞먹는 규모의 계약을 7월 하이퍼스케일 두 건만으로 확보한 것이다.

하이퍼스케일은 대규모 컴퓨팅과 저장 공간을 필요로 하는 클라우드·AI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영역이다. 앞서 1분기에도 디지털리얼티는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2분기 말 백로그 14억달러에는 7월 계약이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3분기에는 이미 확보된 대형 계약이 추가로 백로그와 향후 매출 기반에 반영될 여지가 있다.

④ AI 수요 받으려 땅부터 산다…최대 3GW 개발 기반 확보

늘어나는 계약을 실제 매출로 바꾸려면 데이터센터를 지을 전력과 부지가 필요하다. 디지털리얼티는 수요 증가에 맞춰 개발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2분기 캔자스시티 지역 토지를 약 4억7500만달러에 인수했다. 해당 부지는 최대 2GW(기가와트)의 전력을 사용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

애틀랜타에서도 약 2000만달러에 토지를 추가로 확보했다. 1분기에 매입한 인접 부지를 합치면 이 캠퍼스에서 1GW 이상의 IT 용량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프랑스 마르세유에서는 약 4650만유로를 투입해 최대 48MW의 IT 용량을 개발할 수 있는 토지를 확보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16.5MW 규모 데이터센터 두 곳과 최대 14MW 추가 개발이 가능한 토지를 인수했다.

미국 핵심 시장인 북버지니아에서는 이미 완전 임대된 데이터센터 3곳의 지분 64%도 인수했다. 해당 자산의 IT 용량은 288MW, 총자산가치는 약 78억달러다.

결국 백로그 증가의 반대편에서는 앞으로 그 계약을 수용하기 위한 토지와 전력, 데이터센터 확보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⑤ 투자도 더 늘린다…개발비 최대 47억5000만달러

개발 기반 확대는 투자 규모에도 반영됐다.

디지털리얼티는 올해 파트너 기여금을 제외한 개발 설비투자(CapEx) 전망을 42억5000만~47억5000만달러로 제시했다. 연초 전망 32억5000만~37억5000만달러보다 하단과 상단을 각각 10억달러 높인 것이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도 전력과 토지, 건설 능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계약을 매출로 전환할 수 없다. 디지털리얼티가 계약 증가와 동시에 개발 투자 규모를 높이는 이유다.

다만 투자 확대에는 자본 부담이 따른다. 6월 말 디지털리얼티의 총부채는 약 186억달러였고 순부채 대비 Adjusted EBITDA는 4.7배를 기록했다.

회사는 자본시장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 이전인 4월24일부터 6월 말까지 ATM(시장가 주식발행) 프로그램을 통해 약 62만주가 아닌 620만주를 발행해 약 12억달러를 조달했다. 올해 누적으로는 약 1350만주를 발행해 25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⑥ 매출·FFO 전망 동시 상향…‘계약→매출’ 전환이 다음 숫자

계약 확대와 함께 디지털리얼티는 올해 실적 전망도 높였다.

2026년 매출 전망은 기존 66억5000만~67억5000만달러에서 68억5000만~69억5000만달러로 상향했다. Adjusted EBITDA 전망 역시 36억5000만~37억5000만달러에서 37억5000만~38억5000만달러로 높였다.

순수한 영업 흐름을 보기 위해 promote income을 제외한 주당 Core FFO 전망도 기존 수준보다 상향된 8.15~8.20달러로 제시했다. 연초 전망은 7.90~8.00달러였다.

디지털리얼티의 2분기 실적에서 핵심은 이미 벌어들인 19억달러의 매출에만 있지 않다.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계약이 14억달러까지 쌓였고, 분기가 끝난 직후에도 2억500만달러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계약이 추가됐다.

동시에 회사는 이 수요를 받아내기 위해 토지와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고 연간 개발투자 계획을 10억달러 더 늘렸다.

따라서 다음 숫자는 명확하다. 사상 최대 백로그가 얼마나 빠르게 실제 임대매출과 FFO로 전환되는지, 그리고 이를 위해 확대하는 개발투자가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고 새로운 데이터센터 공급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계약을 넘어 실적으로 넘어가는 속도가 디지털리얼티의 다음 분기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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