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0일 290억달러 규모 ADR 나스닥 상장 추진
- 미국 투자자 접근성 확대…AI 인프라 투자 위한 실탄 확보
SK하이닉스가 290억달러(약 44조2000억원) 규모의 미국예탁증서(ADR) 상장을 추진하며 미국 자본시장 공략에 나선다.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AI 자금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ADR을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규모는 290억달러로 2014년 알리바바의 미국 상장(250억달러)과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기업공개(IPO·256억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이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미국 AI 자본시장에 본격 진입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생성형 AI 확산의 핵심 부품인 HBM 시장 선두 업체로 꼽힌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HBM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한국 증시 거래 시간에 맞춰 직접 국내 주식을 매수하거나 유동성이 낮은 비스폰서 ADR을 활용해야 했다. 하지만 나스닥 상장 이후에는 미국 정규장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투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 편입 가능성도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대표 ETF인 인베스코 QQQ의 운용자산 규모는 4820억달러(약 735조원)에 달한다. 주요 지수 편입이 현실화될 경우 패시브 자금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이 SK하이닉스의 저평가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2배 수준으로 경쟁사인 마이크론보다 낮다. 대만 TSMC ADR이 현지 상장 주식 대비 두 자릿수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다만 AI 인프라 투자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 자금을 채권과 주식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AI 투자 사이클 정점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국내 생산시설 확충과 첨단 EUV 장비 도입, HBM 생산능력 확대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시장의 관심은 44조원의 실탄이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시장 지배력을 얼마나 더 공고히 만들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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