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감원 정정 요구에 주식매수청구권 10% 상향
- 가격 더 올리면 거래 해제 가능성·자본 부담 확대
- 소액주주 보호와 거래 성사 사이 절충안 선택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 포괄적 주식교환을 앞두고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10% 올린 것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었다. 계약상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이 2000억원을 넘으면 거래를 해제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 만큼, 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거래 성사 가능성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가격을 더 높이면 주주 수용성은 커지지만 그만큼 행사금액도 늘어나 계약 해제 기준에 더 빨리 도달해버리고 만다. 결국 우리금융은 거래 안정성과 소액주주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 절충안을 선택했다.
◇ 금감원 정정 요구…‘10% 인상’은 어떻게 나왔나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우리금융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을 요구했다. 법무부의 이사 주주충실의무 가이드라인을 반영하고, 주식교환 비율 등에 불만을 제기한 동양생명 소액주주 보호 방안을 충실하게 설명하라는 취지였다.
우리금융과 동양생명은 추가 주주간담회를 연 뒤 지난 3일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기존 8505원에서 9356원으로 10% 올린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법적으로는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도 있었지만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가격 인상을 선택했다.
◇ ‘2000억원’이 만든 절충안
이번 가격 조정의 핵심에는 계약서에 명시된 ‘2000억원’이 있었다.
우리금융과 동양생명의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에는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이 2000억원을 초과하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가격을 높일수록 같은 수량의 주식이 행사되더라도 행사금액은 더 커진다. 주주로서는 현금 회수 조건이 좋아지지만,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도 높아지는 구조다.
실제로 기존 가격인 8505원 기준으로는 약 2352만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야 2000억원에 도달했지만, 9356원으로 상향되면서 약 2138만주만 행사해도 같은 금액에 이르게 됐다.
현금 부담도 늘어난다. 모든 대상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가정하면 기존 가격 기준 예상 지급액은 약 2934억원이다. 9356원을 적용하면 지급 규모는 약 293억원 증가한다.
◇ 대주주 가격은 왜 적용하지 않았나
동양생명 특별위원회는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재산정하는 과정에서 네 가지 방안을 검토했다.
기존 가격인 8505원을 유지하는 방안과 주식교환가액인 8720원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 10%를 할증한 9356원, 대주주 지분 인수가격인 1만562원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8720원 수준은 일반주주가 체감하기에는 인상 폭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반면 대주주 인수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과 거래 시점, 협상 결과 등이 반영된 가격인 만큼 일반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으로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결국 특별위원회는 자본시장법령상 계열회사 간 교환가액 산정 시 허용되는 최대 할증 범위인 10%를 참고해 9356원을 적용하는 방안을 최종 선택했다.
법률 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도 이 방안이 소액주주 보호와 거래 안정성, 주주 간 형평성을 함께 고려한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 남은 변수는 ‘실제 행사 규모’
시장에서는 이번 가격 조정을 소액주주 보호와 거래 안정성을 함께 고려한 절충안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동양생명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을 밑도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현금 회수를 선택하는 주주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실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계약상 해제 기준인 2000억원에 얼마나 근접하느냐가 이번 포괄적 주식교환 성사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동양생명 주주는 오는 23일까지 주식교환 반대 의사를 통지할 수 있다. 임시주주총회는 24일 열리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다. 주식교환 예정일은 다음 달 1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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