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 포커스] 삼성바이오, 폴리펩타이드에 왜 2.7조 베팅했나…계약서에 담긴 ‘빅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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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설 전 주가 대비 40% 프리미엄…최대주주 55.65% 공개매수 참여 확약
  • 66.7% 확보·기업결합 승인 넘어야 거래 성사…실적 급변 땐 인수 중단 안전장치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대 2조7000억원을 투입하는 폴리펩타이드그룹(PolyPeptide Group AG) 인수의 구체적인 거래 조건이 공개됐다. 공개매수 가격에는 인수 가능성이 시장에 알려지기 전 주가 대비 약 40%의 프리미엄이 반영됐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소 지분 확보부터 기업결합 승인, 피인수 기업의 실적 급변까지 거래 완료를 위한 조건을 촘촘하게 설정했다.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개한 폴리펩타이드그룹 공개매수 사전공고에 따르면 공개매수가격은 주당 44.31스위스프랑이다.

이는 사전공고 발표 전 60거래일 동안 스위스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된 폴리펩타이드그룹 주식의 거래량가중평균가격(VWAP) 39.72스위스프랑보다 11.6% 높은 수준이다.

특히 계약서는 잠재적인 거래에 대한 첫 언론 보도가 나오기 직전인 지난 4월 10일 종가 31.65스위스프랑과 비교하면 공개매수가격에 약 40%의 프리미엄이 반영됐다고 명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폴리펩타이드그룹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셈이다.

◇ ‘40% 프리미엄’ 인정한 삼성바이오…55.65%는 이미 확보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격은 주당 44.31스위스프랑이다. 계약서상 최대주주인 드라우프니르 홀딩(Draupnir Holding B.V.)은 보유하고 있는 폴리펩타이드그룹 주식 1837만5000주 전량을 공개매수에 응모하기로 확약했다. 공개매수 대상 주식 기준 55.65%에 해당한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개매수에 앞서 과반 지분에 해당하는 최대주주의 참여 약속을 받아놓은 구조라는 의미다. 다만 확약 자체가 곧 지분 취득 완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거래 종결을 위해서는 계약서에 설정된 공개매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핵심은 ‘66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개매수 종료 시점까지 유효하고 철회 불가능하게 응모된 주식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보유하게 될 주식을 합쳐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완전희석주식자본 기준 최소 66⅔%를 확보하는 것을 거래 조건으로 설정했다.

최대주주의 55.65% 응모 확약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주주들의 추가 참여가 필요한 구조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최소선을 사전에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공개매수 성공해도 끝 아니다…‘실적 급변’까지 거래 조건

계약서를 들여다보면 66⅔%의 지분 확보가 이번 인수의 유일한 조건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 종결 전 필요한 기업결합 및 외국인투자 관련 승인 절차가 완료돼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거래를 금지하거나 불법으로 판단하는 법원의 판결이나 정부기관의 명령 등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폴리펩타이드그룹의 경영 상황이 인수 과정에서 크게 악화될 가능성에도 기준을 설정했다는 점이다.

계약서에서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Material Adverse Effect)’의 판단 기준 가운데 하나로 연간 연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338만7500유로 이상 감소하는 경우를 제시했다. 이는 폴리펩타이드그룹의 2025년 연결 EBITDA의 약 50%에 해당한다.

연간 연결 매출이 1억1679만8100유로 이상 감소하는 경우도 기준에 포함됐다. 2025년 연결 매출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즉 공개매수 기간에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사업 가치가 일정 수준 이상 훼손될 경우까지 거래 성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계약상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거래 끝날 때까지 ‘회사 가치’ 묶어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수가 완료되기 전 폴리펩타이드그룹의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주요 의사결정에도 조건을 설정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폴리펩타이드그룹 주주총회는 거래 종결 전 일정 규모 이상의 배당이나 자본감소, 기업 인수·분할, 자산 및 부채 이전 등을 결의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자산 처분 등의 경우 합산 8300만유로를 초과하거나, EBITDA에 미치는 영향이 935만1000유로를 초과하는 거래가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각각 2025년 연결 자산의 약 10%, 연결 EBITDA의 약 20%에 해당한다.

폴리펩타이드그룹과 자회사가 합산 8300만유로를 넘는 자산을 새로 취득하거나 처분하고, 같은 규모를 초과하는 채무를 부담하거나 상환하는 행위에도 제한 조건을 뒀다.

2조7000억원 규모의 인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피인수 기업의 자산과 재무구조가 크게 변하면서 당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평가했던 기업가치가 달라지는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로 읽힌다.

◇ 2.7조원 투자 끝은 ‘이사회 지배권’ 확보

계약서에는 거래가 완료된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폴리펩타이드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도 담겼다.

거래 종결과 함께 폴리펩타이드그룹 기존 이사회 구성원들은 사임하고,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명한 인사를 새로운 이사회 구성원으로 선임하도록 했다. 이사회 의장을 포함한 주요 인사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결국 이번 거래는 단순한 지분 투자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개매수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거래 종결과 동시에 이사회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는 경영권 인수 구조다.

공개매수 일정도 구체화됐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공개매수 설명서는 오는 8월 31일 공개되고, 10거래일의 냉각기간을 거쳐 9월 15일부터 본 공개매수가 시작된다. 본 공개매수 기간은 최소 20거래일로,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10월 12일 종료된다. 이후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추가 청약기간을 거쳐 10월 30일까지 후속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일정은 공개매수 기간 연장이나 스위스 인수위원회의 승인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폴리펩타이드그룹에 제시한 최대 2조7000억원은 단순히 현재 시장가격에 맞춘 인수금액은 아니다. 계약서에는 M&A 가능성이 시장에 알려지기 전 주가 대비 약 40%의 프리미엄을 인정하는 대신, 최소 지분 확보와 규제당국 승인, 피인수 기업의 가치 훼손 방지, 거래 종결 이후 이사회 지배권 확보까지 단계별 조건이 담겼다.

결국 이번 빅딜의 핵심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폴리펩타이드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가격 프리미엄을 지불하되, 2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실제 집행되기 전까지 거래 대상의 기업가치와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조건을 함께 설정했다는 점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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