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분기 매출 93억유로·순이익 29억유로…연간 매출 430억~450억유로 전망
- TSMC도 2나노 ‘가파른 램프업’ 예고…첨단공정 경쟁에 반도체 장비 투자 주목
글로벌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이 2분기 93억유로의 매출과 29억유로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했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첨단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파운드리 1위 TSMC도 2나노 생산 확대를 예고하면서 첨단공정을 둘러싼 글로벌 반도체 장비 투자 사이클에 관심이 쏠린다.
ASML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6-K 공시를 통해 2026년 2분기 매출 93억유로, 순이익 29억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ASML, 연간 전망 높였다…첨단공정 투자 기대
이번 공시에서 주목할 부분은 실적과 함께 제시된 연간 전망이다. ASML은 2026년 연간 매출을 430억~450억유로, 매출총이익률을 54~56%로 전망했다. 실적 발표 제목에서도 ‘increases outlook’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전망 상향을 전면에 내세웠다.
반도체 산업에서 ASML의 실적 전망은 첨단공정 투자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어 글로벌 파운드리와 반도체 기업들이 첨단공정 투자를 확대할수록 장비 수요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반도체 산업의 투자 경쟁은 AI와 첨단공정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를 생산하기 위한 첨단공정과 관련 설비에 대한 투자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 TSMC는 ‘2나노 램프업’…미세공정 경쟁 다음 단계로
ASML의 전망 상향과 맞물려 주목되는 곳은 TSMC다.
TSMC는 하루 뒤인 16일 SEC에 제출한 6-K 실적자료를 통해 2분기 전체 웨이퍼 매출 가운데 7나노 이하 첨단공정 비중이 7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5나노가 33%, 3나노가 30%, 7나노가 11%였으며 2나노도 3%를 차지했다.
더 중요한 것은 다음 분기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에도 첨단공정에 대한 강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2나노 기술의 가파른 램프업(steep ramp-up of our 2-nanometer technology)’을 예고했다.
TSMC의 2분기 실적이 3나노와 5나노를 중심으로 한 첨단공정의 높은 매출 비중을 보여줬다면, 앞으로는 2나노 생산 확대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ASML에도 중요하다. 반도체 미세공정 경쟁이 5나노와 3나노를 넘어 2나노로 이동하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첨단 노광장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첨단공정 생산능력 확대가 지속될 경우 ASML의 장비 수요를 뒷받침하는 산업적 기반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ASML 6-K에 담긴 정보만으로 TSMC의 2나노 생산 확대가 ASML의 연간 전망 상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두 회사의 실적 발표를 통해 확인되는 것은 ASML이 연간 실적 전망을 높인 시점에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 역시 첨단공정 비중 확대와 2나노 생산 확대를 예고했다는 점이다.
◇ AI 반도체 경쟁, 이제 ‘장비의 시간’ 오나
결국 ASML의 이번 실적은 AI 반도체 경쟁의 무게중심이 칩 설계 기업을 넘어 파운드리와 반도체 장비로 확산되고 있다는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하다.
AI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 이를 생산하기 위한 첨단공정 생산능력이 필요하고, 파운드리가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면 다시 첨단 반도체 장비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기업에서 시작된 투자 경쟁이 TSMC와 같은 파운드리를 거쳐 ASML을 비롯한 장비 생태계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TSMC가 3분기 2나노의 ‘가파른 램프업’을 예고한 가운데 ASML은 연간 매출과 수익성 전망을 높였다. 첨단공정 경쟁이 본격화될수록 시장의 관심은 이제 반도체를 누가 설계하고 생산하느냐를 넘어, 그 생산능력을 구축하기 위한 장비 투자가 얼마나 빠르게 확대되느냐로 이동할 전망이다.
ASML의 연간 전망 상향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의 다음 사이클을 가늠할 수 있는 신호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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