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비투자 전년 대비 두 배 확대…구글 클라우드 매출 82%·영업이익 3배 증가
- 제미나이 이용자 9억5000만명 돌파…투자 급증에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 편집자 메모
알파벳의 2분기 실적은 AI 경쟁이 기술을 넘어 ‘자본의 싸움’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센터와 서버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면서도 클라우드 사업이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은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사업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반도체주가 이번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익으로 바꿀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이제 알파벳에 필요한 것은 AI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다는 증명이 아니라, 그렇게 구축한 인프라가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증명이다.

알파벳은 22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적자료에서 매출이 1197억9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407억7000만달러로 30%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32%에서 34%로 상승했다.
주력인 구글 서비스 매출도 15% 증가한 94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실적에서 더 눈에 띄는 것은 알파벳이 AI 인프라에 투입하고 있는 자본의 규모와 그 뒤를 따라오는 클라우드·제미나이의 성장이다.
◇ 3개월에 449억달러…AI 인프라 투자 두 배로
알파벳의 2분기 유형자산 취득액은 449억2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4억4600만달러보다 두 배 늘었다.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는 805억9800만달러를 투입했다. 전년 동기 396억4300만달러와 비교하면 이미 두 배를 넘어섰다.
알파벳은 올해 초 연간 설비투자 규모를 1750억~1850억달러로 제시했다. 당시 회사는 투자금의 약 60%가 서버에, 나머지 약 40%가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장비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AI 경쟁이 소프트웨어와 모델 개발을 넘어 이를 실제로 구동할 컴퓨팅 인프라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의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서버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구축에 들어가는 자본이 늘어날수록 이를 구성하는 반도체와 관련 장비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 클라우드 매출 82%↑…영업이익은 세 배
투자 확대와 함께 가장 가파른 성장을 보인 사업은 구글 클라우드였다.
2분기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247억6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136억2400만달러보다 82% 증가했다. 회사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oogle Cloud Platform·GCP)의 기업용 AI 솔루션과 AI 인프라, 핵심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가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GCP’로 표기한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구글 클라우드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28억2600만달러에서 올해 88억1400만달러로 세 배 이상 늘었다.
클라우드는 알파벳이 구축한 AI 인프라를 외부 기업 고객의 수요와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번 분기에는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클라우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 제미나이 9억5000만명…AI가 검색까지 파고들었다
AI의 확장은 기업용 클라우드에만 머물지 않았다.
제미나이 애플리케이션의 월간활성이용자(Monthly Active Users·MAU)는 9억5000만명까지 늘었다. 제미나이 모델이 처리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API) 토큰은 분당 220억개에 달했다. 이후에는 각각 ‘MAU’와 ‘API’로 표기한다.
기존 핵심 사업인 검색에서도 AI 효과가 나타났다. 구글 검색 및 기타 매출은 632억7100만달러로 전년보다 17% 증가했고, 알파벳은 AI 기능이 검색 질의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알파벳의 AI 전략이 하나의 독립된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 고객에게는 클라우드와 AI 인프라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제미나이와 AI 검색 기능을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 순이익 4배?…990억달러 평가이익의 착시
이번 실적에서 가장 화려한 숫자는 순이익이지만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2분기 보통주주 귀속 순이익은 1121억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281억9600만달러보다 298% 증가했다. 희석주당순이익(Earnings Per Share·EPS)도 2.31달러에서 9.11달러로 뛰었다. 이후에는 주당순이익을 ‘EPS’로 표기한다.
하지만 본업에서 이익이 네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
알파벳은 2분기 영업외손익에서 979억8300만달러의 이익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주식 등 지분증권에서 발생한 순이익이 990억3100만달러에 달했다.
회사는 지분증권 평가이익이 세후 순이익을 771억달러, 희석 EPS를 6.26달러 끌어올렸다고 명시했다. 투자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미실현 평가이익이 순이익 급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분기의 본업 성장세를 볼 때는 298% 증가한 순이익보다 24% 늘어난 매출과 30% 증가한 영업이익을 함께 보는 편이 적절하다.
◇ 449억달러 투자하자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공격적인 투자의 반대편에서는 현금 부담이 나타났다.
알파벳의 2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90억6900만달러였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는 이를 웃도는 449억2400만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를 제외하고 남은 현금)은 마이너스 58억5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후에는 ‘FCF’로 표기한다.
자본시장에서도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다. 알파벳은 6월 보통주와 의무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496억달러를 조달했고, 선순위 무담보채권 발행으로도 203억달러의 순조달액을 확보했다.
회사는 주식 발행 자금의 사용처에 AI 인프라와 글로벌 컴퓨팅 능력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등을 포함했다. AI 인프라 경쟁에 필요한 자본 규모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 449억달러가 보여준 알파벳의 다음 성장 공식
알파벳의 2분기 실적에서는 AI를 둘러싼 투자와 사업 성과가 동시에 나타났다.
3개월 동안 설비투자에 449억달러 이상을 투입하는 사이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8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제미나이는 MAU 9억5000만명까지 확대됐고 AI 기능은 검색에도 적용 범위를 넓혔다.
반대편에는 비용이 있다. 설비투자가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넘어서면서 FCF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투자 규모가 계속 확대될수록 향후 감가상각비 증가와 투자자금 회수 여부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실적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알파벳이 AI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느냐만이 아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클라우드와 제미나이, 검색이라는 서로 다른 사업과 서비스에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그 연결이 얼마나 높은 수익성으로 돌아오느냐다. 알파벳의 AI 경쟁은 이제 기술력을 증명하는 단계를 넘어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바꾸는 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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