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1위” 앞세워 미국서 달러 조달…SK하이닉스의 다음 베팅은 E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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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상장 추진·거래코드 ‘SKHY’
  • AI 메모리 패권 강화 위한 선순환 투자 구조 구축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가장 먼저 내민 숫자는 매출도, 영업이익도 아니었다.

대신 회사는 자신들을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56.4%의 AI 메모리 1위 기업” 으로 정의했다.

미국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은 단순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주식이 아니라 AI 인프라 시대 핵심 부품 공급망을 장악한 기업이라는 성장 스토리라는 의미다.

◇ 첫 문장은 실적이 아니라 ‘HBM 56.4%’

4일 미국 SEC 전자공시시스템(EDGAR)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 상장을 위한 등록신청서(F-1) 수정본을 제출했다.

상장 시장은 나스닥 내에서도 상장 기준이 가장 엄격한 글로벌 셀렉트 마켓이다. 거래코드는 ‘SKHY’로 정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이 56.4%에 달한다고 밝혔다.

일반 D램 점유율은 29.1%, 낸드플래시는 18.5%로 각각 글로벌 2위다.

AI 서버 증설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는 스스로를 메모리 제조업체가 아니라 AI 인프라 핵심 공급기업으로 포지셔닝한 셈이다.

◇ 미국에서 조달한 돈은 다시 EUV로

SK하이닉스가 확보하려는 자금의 용도 역시 명확하다. 회사는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국내 생산시설 확대와 첨단 패키징 설비 투자 등 자본적 지출(CAPEX)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상당 부분은 차세대 HBM 생산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에 투입된다.

SK하이닉스는 약 11조9000억원 규모의 EUV 스캐너 구매 계획을 공개했으며 해당 장비는 2027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결국 미국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이 다시 HBM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공정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다.

◇ “HBM 패권 → 달러 조달 → EUV 투자”

이번 상장은 단순한 해외 자금 조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HBM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다시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공정 투자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시대 메모리 경쟁이 결국 기술력보다 투자 여력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HBM 시장은 결국 얼마나 빨리 더 많은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라며 “이번 상장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와 글로벌 투자자 기반 확장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노린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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