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 포커스] “마이크론보다 싸다”…월가가 본 SK하이닉스 나스닥 데뷔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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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5억달러 조달·첫날 14% 상승…글로벌 투자자 “기업가치 재평가 신호”
  • 주피터 “마이크론 수준 밸류에이션 가능”…AI 메모리 투자 접근성 확대 기대

미국 나스닥에 입성한 SK하이닉스가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면서 월가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첫 거래에서 주가는 공모가보다 약 14%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이 더 주목한 것은 단기 주가가 아니라 기업가치의 재평가 가능성이었다.

미국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경쟁사인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 “자금 조달보다 리레이팅”

10일 SK하이닉스는 이번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외국 기업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 265억달러(약 40조원)를 조달했다. 공모에는 모집 물량의 7배가 넘는 주문이 몰렸고, 첫 거래일 주가는 공모가 149달러보다 약 14% 오른 168.01달러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과 함께 미국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한 상장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글로벌 운용사들은 이번 상장의 진짜 의미를 자금 조달보다 ‘리레이팅(Re-rating·기업가치 재평가)’에서 찾고 있다.

싱가포르의 주피터자산운용(Jupiter Asset Management)은 “ADR이 프리미엄에 거래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에 상장된 SK하이닉스 주식의 리레이팅”이라며 “현재 SK하이닉스는 경쟁사인 마이크론보다 낮은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고 있지만 최소한 같은 수준의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 상장을 계기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미국 투자자 품으로 들어간 SK하이닉스

글로벌 운용사들은 미국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야누스헨더슨(Janus Henderson)은 미국 시장 상장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국 거래시간에 보다 쉽게 SK하이닉스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리플렉시비티 리서치(Reflexivity Research) 역시 이번 ADR 상장으로 미국 투자자들이 AI 메모리 성장 스토리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렸으며, 미국 반도체 기업에 적용되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일부 반영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추진해온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라는 한계를 넘어 미국 자본시장에서 직접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 AI 투자 열기, 아직 유효

이번 상장은 AI 반도체를 향한 글로벌 투자심리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도 확인시켜 줬다.

로이터는 최근 반도체 업종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음에도 SK하이닉스의 상장이 흥행한 것은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여전히 강하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AI 투자 열기가 정점에 가까워진 만큼 향후 비슷한 규모의 해외 상장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그레이트힐캐피털(Great Hill Capital)은 현재 반도체 업종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투자처”라고 평가했고, 뉴욕라이프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New York Life Investment Management)는 이번 상장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반도체 투자 비중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나스닥 데뷔가 단순한 해외 자금 조달을 넘어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결국 이번 나스닥 상장의 성패는 얼마를 조달했느냐보다 미국 시장이 SK하이닉스를 어떤 가치의 기업으로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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