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P-1 등 펩타이드 의약품으로 포트폴리오 확대…생산거점·기존 CDMO 계약 확보
- 최대주주 55.65% 응모 확약…최소 66.7% 조건·인허가 거쳐 거래 완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대 2조7000억원을 투입해 스위스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PolyPeptide Group AG) 인수에 나선다. 항체의약품과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중심의 사업 영역을 비만·당뇨 치료제 등에 활용되는 펩타이드까지 확대하기 위한 대형 인수합병(M&A)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스위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폴리펩타이드그룹 주식 최대 3301만6411주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공시했다. 공개매수가격은 주당 44.31스위스프랑으로, 최대 인수금액은 약 14억6296만스위스프랑이다. 지난 16일 기준 환율을 적용하면 약 2조7062억원이다.
인수 규모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5년 말 연결 기준 총자산의 24.47%, 자기자본의 36.32%에 해당한다.
◇ 2.7조원 베팅한 ‘펩타이드 CDMO’…비만·당뇨 치료제 시장 겨냥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 인수에 나선 목적은 펩타이드 CDMO 사업 경쟁력 확보다. 회사는 공시에서 양수 목적을 ‘펩타이드 CDMO 기업 인수를 통한 사업 경쟁력 강화’라고 밝혔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짧은 사슬 형태로 연결된 물질로,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의 핵심 소재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만과 당뇨뿐 아니라 항암·면역질환 등으로 펩타이드 의약품 개발 영역을 확대하면서 관련 CDMO 시장도 새로운 성장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은 펩타이드 의약품의 개발부터 상업 생산까지 수행하는 전문 CDMO 기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항체의약품과 mRNA, ADC에 펩타이드를 더해 CDMO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힐 계획이다.
특히 폴리펩타이드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거점,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CDMO 계약도 승계한다. 이미 구축된 생산 기반과 고객 계약을 함께 확보해 인수 이후 곧바로 펩타이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거래의 특징이다.
향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생산시설 설계·운영 경험과 폴리펩타이드그룹의 펩타이드 개발·생산 기술을 결합하고, 시장 수요에 따라 추가 생산시설 확충도 검토한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은 2025년 말 기준 자산 약 1조4102억원, 매출 66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3년 5546억원에서 2024년 5784억원, 2025년 6692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수익성은 풀어야 할 과제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각각 878억원, 334억원, 36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는 성장하는 펩타이드 CDMO 시장에 진입하는 동시에 인수한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된 셈이다.
◇ 최대주주 55.65% ‘응모 확약’…66.7% 넘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취득 가능한 주식 전량을 기준으로 폴리펩타이드그룹 지분 최대 100% 확보를 추진한다. 다만 실제 취득 지분은 공개매수 응모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폴리펩타이드그룹 최대주주인 드라우프니르 홀딩(Draupnir Holding B.V.)은 보유 주식 1837만5000주 전량을 공개매수에 응모하기로 확약했다. 공개매수 대상 주식 기준 55.65%다.
그러나 거래가 성사되려면 유효하고 철회 불가능하게 응모된 주식이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완전희석 기준 자본금 약 66.7%, 즉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 최대주주의 응모 확약만으로는 최소 조건에 미치지 못해 다른 주주들의 추가 참여가 필요하다.
최소 응모조건이 충족되지 않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해당 조건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주식 양수는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인수 주체도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직접 공개매수하거나 개시 전 스위스에 자회사를 설립해 해당 법인을 통해 주식을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주당 44.31스위스프랑…11월 말 결제 목표
공개매수가격은 주당 44.31스위스프랑이다. 외부평가기관인 안진회계법인은 폴리펩타이드그룹의 주당 주식가치를 31.43~63.22스위스프랑으로 산정했다.
안진회계법인은 과거 상장법인 경영권 프리미엄 거래 사례 등을 고려할 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시한 가격이 중요성의 관점에서 부적정하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개매수 청약 종료와 기업결합 승인 이후 10거래일 이내 대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양수 예정일은 오는 11월 30일이지만 공개매수 조건 충족 여부와 기업결합 심사, 외국인투자 관련 승인 등에 따라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 자기자본 36% 규모 빅딜…자금조달도 변수
인수대금은 보유자금과 차입금을 통해 마련한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거래인 만큼 실제 인수 과정에서 구체적인 자금조달 구조도 주목할 부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개매수대금 일부를 차입금으로 조달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차입 조건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향후 다른 조달 방식을 검토할 가능성도 열어뒀으며, 구체적인 차입 조건이나 조달 방안이 확정되면 관련 내용을 정정 공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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